오랜만에, 아니 딱 1년만에 참석한 정기산행.  다소곳 다녀오리라
마음먹었던게 화근이었나 산행중 나에게 산행후기의 패널티가 주어졌다.
그래, 이걸로 1년치 결근 땜방이다!

시간약속 철저하군! 잠실역 근처 모임장소에 도착한 시간이
2분전인데 내가 꼴찌? 그래, 우리가 어디 단순한 친목단체였던가..
그야말로 불타오르는 청춘을 산악부에 쏟아붓고 고난극복의
시련을 견뎌왔던 그 선후배들 아닌가.. 정시 출발이다.

차 안에서 산악부 레파토리의 이바구가 이어지는가 싶더니
어느덧 목적지 도착. 근데 이게 왠일인가? 마침 철쭉제 막바지
일정이 겹쳐 관광버스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누군가 100대라고 하던데... 
인간행렬이 그야말로 명동 한복판이다. 그래 수 많은 산행 중에 이런 날도
있는거지 뭐.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는 감정조절장치.

아! 산냄새. 그래 언제나 넌 거기 있었구나. 산행이 시작되자마자  
초반부터 이어지는 깔딱고개에 숨가쁘게 등떠밀려 오르다보니
어느덧 정상 그리고 이어진 철쭉동산.
...자연이 빚은 연분홍 색깔의 극치를 보시려거든 서리산 철쭉동산을
오르시옵고...누군가 분명 이런 말을 했을것 같다. 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신난다. 이제 먹을 일만 남았네!

푸짐한 메뉴판이 장난이 아니다. 하기야 '다 먹자고 하는 짓'이라고는
하지만 산상 진수성찬이다. 입 만 들이 대는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먹는데는 얼굴 철판 깔아놓는게 산악부의 오랜 전통이다시피 했으니(과거형)
금방 잊고 들이댄다. 고맙다고 인사도 못했는데 이자리를 빌어
송여사, 주여사 그리고 권여사에게 감사드린다. 잘 먹었쑤!

오후에는 남쪽지방부터 비소식이 있다고해서 계획된 산행을
줄이고 하산. 예상대로 거의 산행이 끝날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지난 4월 산행에서도 똑같았단다. 뒷풀이는
야외 비닐포장을 때리는 빗소리와 힘께 산악부 선후배의
보이지 않는 우정의 자일을 확인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모두들 수고했습니다. 끝.